빗님이 오신다드니 정말 오셨습니다.
그리고 자두집 채소밭에도 촉촉히 내리셨습니다.
물론 꽃나무 하나하나 찿아다니며
골고루 물들을 뿌려 주셨습니다.
물론 자두 애먹이지 말고 말썽없이 잘 자라라며
당부 말씀까지 곁들이고 가셨습니다.
그리고 장독까지 반질반질하게 씻어주고 가신 고마운 빗님이십니다.
그러나 흙뭇은 자두의 더러운 신발은 씻어주지 않고 가버리셨네요.
이왕 자두집에 오셔서 일해 주실려고 맘 먹었다면
홀딱벗고 일해주고 가셨으면 자두가 더 고맙게 여겼을텐데 그냥 가버리셨네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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